봄이다. 2월4일 24절기중 첫번째인 입춘과 3월5일 경칩이 지나고나니 시골집 마당 한구석엔 봄이 시작되고 있다. 아기수선화가 푸른 잎 속 꽃대를 살짝 열어 노란 꽃의 시작을 알리고, 진달래 역시도 붉은 꽃을 준비하고 있다.
긴 겨울을 견뎌낸 것이 기특하다.
한 해는 1월부터 시작되고 여전히 겨울이다. 봄이 되어서야 새로운 출발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입학과 새학년의 시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지난 9일 우린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을 뽑았다. 많은 국민들이 밤을 새면서 자기가 지지한 후보의 승리를 응원했고 결국 승패는 가려졌다. 우리나라는 5년마다 대선을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고, 4년마다 지선을 치뤄 시장을 비롯해 도,시의원 선출을 하게된다.
그 중간에는 4년마다 치뤄지는 국회의원 선출까지 있다보니 선거를 준비하는 기간까지 포함을 해보면 거의 매년을 선거얘기를 하게된다.
우리는 큰 선거만 치루고 있는건 아니다. 동네 통반장부터 하다못해 친목모임까지도 회장 총무 정도는 뽑아야 하니 사람을 놓고 선택을 하는 일은 인생살이 내내 이어지는게 아닐까 싶다.
단일후보가 아니라면 경선은 늘 선택 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생기게 마련이다. 특별히 자리에 욕심을 두지 않았다 해도 선택 받지 못함은 당사자에겐 한동안 유쾌하지 못 할 일이다.
선택 받았다해서 꽃길이 시작 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그의 결정과 말 그리고 행동엔 책임이 따르고 수많은 눈과 생각들이 쉼없는 평가와 질타를 쏟아 낼 테니 말이다.
겨울철 사라진 三寒四溫처럼 이번 선거는 여러 이유로 정당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모호하게 섞여 치뤄졌다.
암튼 우린 그렇게 우리의 미래를 위해 일할 대통령을 뽑았다. 크지 않은 차이였다 해도 승과 패는 결정지어졌다.
이젠 후보나 그 지지자들까지도 깔끔한 패배 인정과 승자의 포용력을 보여줘야 할 시기이다. 주변에서 온갖 바람을 불어 흔들어댄다 해도 후보자였던 두사람 모두가 지지자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리더였다면 앞으로 중심 잃지 않는 강건함과 포용력으로 온 국민을 아우르길 기대한다. 그래야 전 국민이 나의 선택이 승패를 떠나 옳았다는 기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득표를 따져가며 이 좁은 땅 덩어리서 이리 가르고 저리 갈라 내편네편을 구분 짓지 말고, 겨울을 견뎌내고 화려한 꽃을 피우고 다시 열매를 맺고는 저물어가는 가을이 되면 스스로 땅 속에 묻혀 새로운 해를 준비하는 씨앗되는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옮긴듯 세련된 민주주의를 이땅에서 보여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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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