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찰 흥국사
천년 고찰 흥국사興國寺는 남양주시 별내면 수락산에 위치한 사찰로 신라 26대 진평왕 21(서기599년)년에 원광법사가 창건했다. 그 후 여러 차례 중건하였으나 정확한 사료는 전하지 않는다. 이후 선조(조선14대)가 왕위에 오르고, 이듬해인 1568년 흥국사 남쪽에 아버지 덕흥대원군의 내원당을 설치한다. 부친의 명복과 극락왕생을 비는 길은 불·법·승 삼보를 받들고 보호하는 것이라 믿었던 선조는 흥국사를 크게 중수 복원하고 흥국사 편액을 하사하였다. 아버지 덕흥대원군은 중종의 아홉째 아들로 선조가 즉위하면서 덕흥군을 덕흥대원군으로 어머니 하동정씨는 하동부대부인으로 추존하였다.
긴 역사와 많은 설화를 간직한 흥국사는 약사기도처로 널리 알려져 있다. 태조이성계의 딸이 금강산 유점사(강원도 고성군 서면)에 출가하여 수행하였다.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태조를 위해 약사여래를 조성하여 삼각산의 봉국사에 모시고 지성으로 기도 드려 태조의 병이 완괘되었다. 이러한 소문은 널리 퍼지면서 많은 신자들이 유점사로 몰려들자 약사여래는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행방이 묘연한 부처님은 어느 시냇가에서 발견되었으나 요지부동 옮길 수가 없었다. 궁리 끝에 가시고자 하는 나라 안의 절 이름을 묻던 중 “흥국사로 가시겠습니까?”라고 하자 꼼짝 않던 부처님이 번쩍 들려 흥국사 만월보전 안에 모셔진다. 이런 연유로 흥국사는 “지성으로 기도드리면 그 가피를 입는다”고 한다.
흥국사는 다른 사찰보다 뛰어난 불화와 벽화가 가장 많이 남아있다. 사찰 처마의 단청과 탱화 또한 볼만 하다. 대웅보전 ‘감로탱화’는 독특한 양식을 띠며, 이승의 중생들에게 업보와 윤회를 나타내는 벽화로 당시의 복식과 풍속을 잘 보여준다. 영산전의 ‘주악천도’ 벽화는 불국정토를 형상화한 내용으로 마치 선녀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다. 중국과 일본의 영향도 받았지만 대부분의 화풍은 전통기법으로 그려졌다. 시왕전 ‘천정탱화’, ‘대영산괘불탱화’등 흥국사 화승들의 대작을 눈여겨 볼만하다. 덕흥대원군의 원찰로 지속적인 왕실의 후원을 받아 중창불사를 거듭하였지만 지금은 일반 사찰로 수락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주말 아이들과 함께 호젓한 장소로 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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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옥 기자 다른기사보기